[재료의 참맛] 적당한 크기의 팬시어링 스테이크

chefhome
조회수 67

적당한 크기의 팬시어링 스테이크

요즈음 미국의 슈퍼마켓에선 닭고기가 소고기보다 더 잘 팔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소고기를 좋아하는 국민이다. 속은 육즙이 흐르는 분홍빛이고 겉은 깊고 진하고 바삭하게 갈색을 띤 크러스트가 있는, 마블링이 완벽한 미디엄 레어 소고기만큼 단순하면서도 관능적이고 원초적인 수준으로 우리를 강타할 것이 뭐가 또 있겠는가?

아마도, 베이컨과 섹스(이 순서대로). 이게 전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밤마다 스테이크 전문점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의 첫머리에서 언급했듯이 그들은 당신이 집에서 할 수 없는 어떤 일을 부엌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은 두 가지만 알아 두면 된다. 좋은 스테이크를 사는 법과 그걸 요리하는 법 말이다.

구입할 때는, 이미 모든 기본을 다뤘으니 찾고 있는 것에 대해 빠르게 다시 한 번 살펴보자.

  • 마블링이 잘 된 고기. 일반 등급의 고기를 살 때에는, 프라임 등급이나 적어도 초이스 등급의 고기를 고른다. 유기농이나 목초를 먹여 키운 고기를 좋아하면 근간지방이 많은 걸 고른다.
  • 신선한 고기. 깨끗하게 손질된 고기. 손님 앞에 있는 진열대가 지저분하다면 고기를 자르는 그 뒤쪽은 어떨지 상상해 보라.
  • 숙성된 스테이크, 여유가 된다면.

스테이크를 웰던well-done으로 먹지 않는 한, 적어도 3.8cm 두께가 되는 두꺼운 스테이크를 사는 게 좋다. 그래야 속이 지나치게 많이 익지 않으면서 겉면에 멋지게 시어링할 시간이 된다. 두껍게 자른 큰 덩어리의 스테이크를 사서 완벽하게 조리한 고기를 두 사람에게 차려 내는 게 너무 많이 익힌 얇은 스테이크 두 개를 차려내는 것보다 낫다.

축하합니다! 이제 멋진 스테이크를 사오셨군요. 전쟁에서 이미 80%는 이긴 셈입니다. 이제 남은 일은 엉망이 되지 않게만 하면 됩니다. 다음은 스테이크를 만드는 일과 관련한 일반적인 질문들과 답이다.

Q. 스테이크에 소금 간은 언제 하면 되나요?

요리책을 한 대여섯 권 읽은 사람이나 유명 셰프 대여섯 명의 말을 든다면 언제 고기에 소금을 뿌려야 하는지 다들 다르게 대답하는 걸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고기를 팬에 넣기 바로 전에 소금을 뿌리는 게 최고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고기에는 전혀 소금을 치지 않고 대신 팬에다 소금을 치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놓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며칠 전에 미리 소금을 뿌려 둬야 한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누가 맞을까?

이를 실험하기 위해, 나는 뼈 있는 립아이 스테이크용 고기 6개를 두껍게 잘라 달라고 했다(이런 주문을 받을 때 정육점 주인의 눈가에 맺히는 미소를 좋아한다.). 이렇게 사온 스테이크를 한 번에 하나씩 뜨거운 프라이팬에 시어링하기 전에 10분씩 간격을 두고 소금을 뿌렸다. 마지막 스테이크는 소금을 뿌리자마자 바로 팬에 넣었고 첫 번째 스테이크는 소금을 뿌리고 50분을 두게 되었다. 모든 스테이크를 상온에 50분간 두어 요리가 시작될 때, 시작 온도가 다 똑같도록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굽기 바로 전에 소금을 뿌린 스테이크와 40~50분 전에 소금을 뿌린 스테이크가 중간에 소금을 뿌린 스테이크보다 훨씬 좋았다. 스테이크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

바로 아래와 같은 일이 스테이크에 일어난다.

  • 소금을 뿌리고 나면 당장은 소금이 고기 표면에 녹지 않고 그냥 붙어 있기만 한다. 스테이크에 있는 육즙은 여전히 근섬유 속에 들어 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깔끔하게 그리고 바짝 시어링을 할 수 있다.
  • 소금을 뿌린지 3~4분 이내에는 삼투압 과정을 거치면서 소고기 안에 있는 수분을 배출한다. 이 액체는 고기의 표면에 방울로 맺힌다. 이 시점에 시어링을 하면 이 액체를 증발시키느라 아까운 열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팬의 온도는 떨어지고 시어링이 잘 되지 않으며 크러스트가 생기고 맛이 더해지는 마이야르 브라우닝 반응이 억제된다.
  • 소금을 뿌리고 10~15분 정도 되면 고기의 육즙에 녹은 소금물이 소고기 근육 조직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고기가 수분을 더 흡수하게 되고 소금물이 천천히 고기 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 소금을 뿌린 지 40분이 지나면 표면의 수분 대부분이 다시 고기 속으로 재흡수된다. 소량의 증발도 일어나면서 고기의 맛이 아주 조금 농축이 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수분이 다시 흡수되고 나면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40분이 지나면서 소금이 고기 속으로 천천히 더 깊이 들어가서 근육 조직에까지 이르게 되어 소금을 뿌리고 바로 굽는다면 표면에만 있었을 소금기가 속까지 완전히 배어 든다.

내가 먹었던 최고의 스테이크는 양쪽 면에 소금을 뿌리고 덮지 않은 채 냉장고 선반에 밤새 두었던 것이다. 약간 말라 버린 듯 했지만 그건 표면만 조금 그랬다. 밤새 놓아 두면서 마르는 양(약 5% 수분 손실)은 구우면서 사라지는 수분의 양(20% 이상 혹은 시어링을 많이 한 가장자리에는 심지어 더 많은 양이 손실됨)에 비하면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조리가 끝나고 보니, 소금을 치고 밤새 둔 스테이크는 바로 소금을 뿌려 구운 스테이크보다 실제로는 수분이 2%나 더 많았는데 이는 소금이 근육 조직을 느슨하게 해서 소고기가 물을 더 많이 함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래 소금에 절인 스테이크 속에서 소금이 고기 속으로 침투하면서 고기는 색이 짙어진다. 녹은 단백질이 녹기 전과 비교해 약간 다르게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의 교훈 :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적어도 조리 40분 전부터 혹은 고기에 소금을 뿌리고 밤새 재워 둔다. 40분이 안 된다면 조리 바로 전에 소금을 뿌리는 게 좋다. 소금을 뿌리고 3~40분 사이에 스테이크를 굽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Q. 시어링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정말로 ‘육즙을 가두나요’?

19세기 중반부터 최근까지 조각육을 시어링하면 즉, 겉면을 빠르게 익히기 위해 아주 높은 온도에 고기를 노출시키면 고기 표면에 있는 구멍을 지지게 되고 그렇게 구멍을 봉해 수분 손실을 줄인다고 믿어 왔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걸 믿고 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말하는데 그 이론은 틀렸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아래와 같이 해 본다.

① 동일한 스테이크 두 개의 무게를 잰다.

② 스테이크 하나를 아주 뜨거운 프라이팬에 넣고 시어링을 첫번째로 한다. 그리고 135℃의 오븐으로 옮겨 스테이크 속의 온도가 52℃가 되도록 완전히 익힌다. 오븐에서 스테이크를 꺼내 10분 동안 가만히 둔다(이 시간 동안 내부 온도는 약 2℃가 올라 54℃가 된 뒤 다시 떨어진다.). 이 스테이크의 무게를 재고 손실된 무게의 양(지방과 수분 손실로 해석된다.)을 기록한다.

③ 이제 두 번째 스테이크를 오븐에 넣고 속의 온도가 46℃가 될 때까지 둔 다음 스테이크를 타는 듯이 뜨거운 프라이팬에 넣고 가끔 뒤집어 주면서 표면이 멋지게 브라우닝이 되고 속의 온도가 52℃가 될 때까지 굽는다. 첫 번째 스테이크와 똑같이 가만히 둔 뒤 무게를 재고 무게 손실량을 적는다.

두 스테이크는 시어링과 로스팅에 노출되었고 정확히 똑같은 최종 온도로 조리되었다. 유일한 차이라면 작업이 이뤄진 순서만 달랐다. 이제, ‘시어링이 육즙을 가둔다’는 이론이 사실이라면 시어링 후 로스팅한 스테이크가 로스팅을 먼저 한 후 시어링한 스테이크보다 육즙이 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험 결과는 어떨까? 실제로는 두 스테이크 모두 거의 비슷한 양의 육즙을 잃어버렸으며 이런 실험을 되풀이 해 보면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에 로스팅한 뒤 시어링한 스테이크가 실제로는 좀 더 촉촉한 것을 알게 된다.

이유는 오븐에 있다. 차가운 스테이크를 뜨거운 프라이팬에 바로 시어링하는 게 따뜻해진 스테이크를 프라이팬에 넣는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프라이팬의 뜨거운 열은 브라우닝된 맛을 만들어 내기에는 좋지만 역시 근육 단백질을 심하게 수축시켜 육즙을 짜내게 한다. 더 촉촉한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온에 덜 노출되도록 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ditor’s Note : <THE FOOD LAB 더 푸드랩>은 MIT 출신 공학도이자 자칭 너드이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이자 요리 기고가인 저자 J. 켄지 로페즈-알트(J. Kenji Lopez-Alt)의 도서로 뉴욕 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 아마존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이 책은 요리를 잘 하는 것뿐 아니라 조리의 과정과 원리에 대해 납득하고 이해하며 요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 간단한 아침식사 메뉴부터 육수, 스테이크와 같은 단시간 조리 요리, 스테이크, 스튜, 파스타, 그리고 샐러드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그리고 우리 한국 사람들도 충분히 사랑할만한 수백가지의 레시피와 함께 더 나은 요리를 위한 주방 과학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